지원회화 - 하켄×바이다


C

바이다 : 응?
그 갑옷의 문장...
당신, 기사야?

하켄 : 검은 비룡에 진홍색 갑옷...
그대가 바이다 공인가.
엘리우드님께 이야기는 들었다.
나는 페레 기사 하켄.
앞으로 잘 부탁하지.

바이다 : 핫, 당신
뭔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?
적한테 잘 부탁한다고?
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.

하켄 : 적...?

바이다 : 당신은 모르는 것 같으니까
알려 줄게.
나는 한 번, 여기 있는 놈들하고
서로 싸웠었어.

하켄 : !

바이다 : 그때는 엘리우드 자식을
처리하는 데 실패했지만 말이야.
있지, 기사님. 나보다는
엘리우드 옆에 붙어 있는 게 어때?
내가 그 녀석을
해치워 버리지 않게 말이야!

하켄 : 너는...

바이다 : 응?
뭐야? 해 보자고?

하켄 : ...아니.
너는 나의 주군,
엘리우드님께서 받아들이신 사람이다.
그렇다면
넌 내 아군이지.

바이다 : 흥...
뭐가 「나의 주군」이야.
마음에 안 드네...


B

바이다 : 여어,
또 만났네.
아직 뒤지진 않은 것 같아서
유감이야.

하켄 : 너였나...

바이다 : 제법 고상하게
싸우던걸.
그런 식으로 마지막까지
살아남을 셈이야?

하켄 : 나는 페레 기사다.
기사에 어울리게 싸워야 하지.
그대도 명예로운
베른 기사이지 않나?

바이다 : 핫! 아니거든.
난 더 이상
기사 같은 게 아냐.

하켄 : 무슨 의미지?

바이다 : ...국왕의
명령을 거슬렀거든.
그래서 내 부대는
한 명도 빠짐없이 기사 지위를 박탈당하고
나라에서 쫓겨났지...
뭐, 난 쫓기는 생활이
진절머리 나도록 싫었거든.
그래서 나라에 남아서
같은 처지인 동료를 모아...
지금은 더러운 일이든
뭐든 도맡는
평범한 불량배 집단이
되었다는 거지.

하켄 : 주군의 명령을 거슬렀다고!?
어째서 그런 멍청한 행동을...

바이다 : 하나하나 직접 들려줄
의리는 없거든.
아무튼, 주인한테 꼬릴
흔들면서 살아가는
어설픈 기사한테 동료 의식을
심어줘 봤자 귀찮아질 뿐이야.
앞으로 말버릇을
조심하라고!

하켄 : ......


A

하켄 : 바이다 공.

바이다 : 뭐야, 당신한텐
학습 능력이라는 게
없기라도 한 거야?
나한테 친한 척
말 걸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야...

하켄 : ...나는, 정말 잠깐이었지만
【검은 송곳니】에 있었던 적이 있다.

바이다 : !?
뭐...라고?

하켄 : 엘버트님과
동료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...
단신으로 잠입해 있었지.
그때...
딱 한 번, 바이다 공을 목격했다.
아지트와 떨어진 곳에서...
수령의 아내, 소냐와 얘기하고 있었지.
그 냉혹한 눈을 지닌 여자와는 다른,
격하고 필사적인 모습의 용기사가...
너였다.

바이다 : 그걸 보고 있었다...는 거구나.
큭큭, 당신도 취미가 안 좋네...
그건 참 우스운 촌극이었지?
그런 여자가 시키는 대로 했으니까.

하켄 : 아니, 나는...
네가 부러웠다.

바이다 : 뭐... 대체 어딜 봐서?

하켄 : 너는...
왕궁 용기사로 되돌아가기 위해
네르갈의 힘을 빌렸다.
수단을 가리지 않고, 그저
주군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...
그때, 나는 주인을 따라
살아갈 의지를 잃은 상태였다...
그렇기에 너의
그 체면에 개의치 않는 자세가
무척이나... 눈부셨다.

바이다 : ......

하켄 : 헌데, 그렇게까지
충성을 맹세한 주군을
어째서 거스른 것인지...
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군.

바이다 : 핫, 재밌는 농담이네.
누가 국왕을 거슬렀다는 거야?
...내가 주군으로 섬기는 분은
그런 변변찮고 권력에
집착하는 인간이 아니야.
태어날 때부터
왕의 품격을 가지신 분이지.
그 사람이 왕위를 이으면
베른은 분명... 바뀔 거야.

하켄 : 왕자 제피르...인가.

바이다 : 흥, 페레 기사 나부랭이 주제에
스스럼없이 부르지 말라고!

하켄 : 납득했다.
...너와 이야기를 나눠서 다행이군.

바이다 : .......

하켄 : 바이다...
나와 너는
같은 뜻을 가진 기사다.
이 군에 있는 너는
나와 마음을 같이하는 동료다.
네가 어떻게 여기든,
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.

바이다 : ......
흥... 마음에 안 들어.
...정말이지...
...마음에 안 드는 놈이야...